아델 에넬은 파리 인근 몽트뢰유에서 나고 자랐다. 어머니는 교사이고 아버지는 오스트리아인 번역가였다.[1][3] 몽테뉴 중등학교(Lycée Montaigne)에서 경제사회학 전공을 선택했고,[4] 학사까지 취득하였다.[5]
몽트뢰유가 영화인들이 많이 거주했던 도시였기에 에넬도 그 영향을 받아 배우로 성장했다. 데뷔작은 13세 때 찍은 크리스토프 뤼지아 감독의 《악마들》로, 부모에게 버림을 받은 어린 10대 남매가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오로지 서로에게만 의지한 채 거처를 찾는 이야기다. 에넬은 자폐증이 있는 아이 '클로에'를 연기했다. 에넬의 연기는 좋은 평가를 받았고 《악마들》에는 '유년판 베티 블루'라는 별명도 붙었다. 차기작인 셀린 시아마 감독의 《워터 릴리스》와 베르트랑 보넬로 감독의 《라폴로니드: 관용의 집》으로 세자르상 여자신인상 후보에 올랐으며, 이후 《수잔》으로 여우조연상을, 《싸우는 사람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6]
2016년 개봉한 다르덴 형제의 《언노운 걸》에서 에넬은 주인공인 의사 '제니' 역을 맡았다. 극중에서 제니는 유능한 의사지만 한 소녀의 진료 요청을 무시했다가 다음날 소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죄책감에 휩싸여 소녀의 죽음에 관한 단서들을 파헤친다. 에넬은 촬영 한 달 전부터 의사의 행동과 의료지식을 익혔다. 극중 제니가 죄책감을 느낀 이유를 에넬은 그녀가 가진 최소한의 '휴머니티'로 꼽았다.[7] 다르덴 형제는 에넬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한 모임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의 웃음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라고 말했다. 본래 나이 많은 의사였던 제니 역도 에넬에 맞추어 젊은 의사로 수정했다.[8]
2018년에는 로뱅 캉피요 감독의 퀴어 영화 《120BPM》에서 에넬은 에이즈 확산에 무책임한 정부와 기업에 반기를 든 레즈비언 사회운동가 소피 역으로 출연했다. 2019년작 《원 네이션》에서는 18세기 파리 혁명을 이끄는 '프랑수아즈' 역으로 출연했다. 같은 해 공개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셀린 시아마 감독과의 두 번째 작품으로, 극중 초상화의 모델이 되는 여자 엘로이즈 역으로 나왔다.[6]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은 칸 영화제에서 각본상과 퀴어종려상을 수상했다.
사생활
에넬은 오스트리아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독일어를 구사할 수 있다.[9] 패스트라이프와의 인터뷰에서 에넬은 좋아하는 철학자로 롤랑 바르트를, 연기 멘토로 짐 캐리를 꼽았다.[3]
연애사
에넬은 《워터 릴리스》의 감독이었던 셀린 시아마와 오랫동안 연인 사이로 있었다. 2018년 이후로는 일렉트로닉 펑크 밴드 ‘섹시 스시’의 멤버 줄리아 라노에와 교제했다.[6]
성추행 고소와 성범죄에 대한 항의
에넬은 2002년 10대 시절 크리스토프 뤼지아 감독의 영화 《악마들》로 데뷔했는데, 2019년이 되어 이 당시 뤼지아 감독의 집과 국제 영화제 등의 자리에서 지속적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처음에는 고소하지는 않을 생각이었으나 '공인으로서 사법절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책임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하여 낭테르 경찰서 성범죄수사부에서 뤼지아를 고소하였다.[10] 뤼지아는 처음에는 부인하다가 "애정을 표현한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이었을 줄은 몰랐다, 용서를 빈다"라고 사과했다.[6]
2020년 제45회 세자르상 시상식에서 아동 성범죄자로 미국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자, 아델 에넬은 "부끄러운 줄 알라(La honte!)"면서 셀린 시아마, 노에미 메를랑과 함께 시상식장을 퇴장했다. 후일 인터뷰에서 에넬은 "뒷자리 남성이 '폴란스키 만세'라고 외치지만 않았어도 자리를 뜨진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시상식 후 SNS에서는 에넬의 행동을 지지하는 #merciadelehaenel (메르시 아델 에넬) 해시태그가 올라왔다.[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