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어

원시 한국어 또는 한국조어(Proto-Koreanic language)는 한국어족조어이다. 원향은 대략 만주 지역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1][2]

계통

특징

현대의 한국어족 언어들은 제한된 다양성만을 보여주는데, 이들 중 대부분은 15세기의 후기 중세 한국어에서 갈라졌다고 생각할 수 있으며, 몇 안 되는 예외는 오직 그보다 몇 세기 전인 신라삼국 통일 직후의 모습만을 보여 준다.[3][4] 하지만 중세 한국어를 내적 재구하여 더 전의 한국어 형태에 도달할 수 있으며,[5] 이는 고대 한국어를 단편적으로 기록한 문헌을 연구하여 보충되고 있다.[6]

음운

후기 중세 한국어에 있는 많은 자음은 이차적으로 발전하였다.

  • 현대 한국어의 된소리는 여러 자음군에서 발전하였으며, 후기 중세 한국어 시기부터 구별되었다.[7][8]
  • 중세 한국어와 현대 한국어의 거센소리는 *k 및 *h 계 자음군에서 발전하였다.[9][10] 거센소리가 고대 한국어에서 변별되었는지는 이견이 있지만,[11][12] *와 *로 시작하여 *, * 순서로 유기음이 생성된 것은 확실해 보인다.[13][14]
  • 후기 중세 한국어에는 /β/ , /z/ /ɦ/ 와 같은 유성 마찰음이 있었는데, 이들은 제한된 환경에서만 나타났다. 이들은 /p/, /s//k/가 약화되어 나타난 것으로 여겨진다.[15][16][17][11] 이 유성음들은 대부분의 현대 방언에서 사라졌지만, 동남 방언과 육진방언을 포함한 동북 방언에는 /p/, /s/, /k/가 나타난다.[18]
  • 일부 /l/ /t/가 약화되어 나타난 것으로 여겨진다.[19][16]

이상의 사실은 한국 조어에 아래와 같이 매우 적은 자음만 있었음을 알려준다.

한국조어의 자음[7]
양순음 치경음 경구개음 연구개음 성문음
비음 *m *n *ŋ
파열음 *p *t *c *k
마찰음 *s *h
전동음 *r
접근음 *j

*r는 고유어의 어두에서 나타나지 않는데, 이는 알타이 제어와 공유하는 특징이다.[20] 유음을 나타내는 음가자로 두 개가 사용된 점은 고대 한국어에 후에 중세 한국어에서 /l/로 합쳐지는 유음 두 개가 있었을 수도 있었음을 시사한다.[21][22]

후기 중세 한국어에는 모음이 일곱 개 있었다.[23] 이기문중세 몽골어의 한국어 차용어와 계림유사의 기록에 근거하여, 13-15세기 사이에 한국어의 다섯 단모음 사이에 연쇄적인 모음추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24] 하지만 윌리엄 라보프는 그러한 모음추이는 그가 조사한 모든 연쇄적 모음추이와 다른 과정을 따랐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 모음추이에 대한 문헌학 근거는 도전을 받고 있다.[25][26] 한국 한자음에 기초한 연구는 아래와 같이 보다 보수적인 모음체계를 제안한다[7]

고대 한국어 모음의 중세 한국어 반영[7]
전설 모음 중설 모음 후설 모음
고모음 *i > [i] *ɨ > [ɨ] *u > [u]
중모음 *e > [ə] *ə > [ʌ] *o > [o]
저모음 *a > [a]

모음 *ɨ > [ɨ](ㅡ) 와 *ə > [ʌ](ㆍ)는 후기 중세 한국어에서 제한된 분포를 보이는데, 이는 평성 *ɨ 와 *ə어중음 탈락을 겪었음을 알려준다. 이들은 또한 어두 상성, 거성이거나 *j와 결합되었을 때 *e와 합쳐졌던 것으로 보인다.[7] 어떤 학자들은 모음 /ㅕ/가 중세 한국어에서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점과 설근후축 조화에 대한 연구를 근거로 후기 중세 한국어의 [jə] 가 한국조어의 여덟 번째 모음을 반영한다고 주장했다.[27][28]

후기 중세 한국어 문헌의 각 음절에는 평성(표기 안함), 거성(점 하나), 상성(점 두개)의 세 성조 중 하나가 표기되어 있다.[29] 이 중 상성은 평성과 거성의 합성을 통해 이차적으로 생성된 것으로 파악된다.[30][31] 중세 한국어에서 첫 거성 또는 상성 음절 이후의 음조는 변별적이지 않았는데, 이 사실을 근거로 중세 한국어를 성조 언어가 아닌 고저 악센트 언어로 간주할 수도 있다.[32] 한국조어의 동사에서 악센트는 마지막 음절에서 선호되었으나 변별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조어의 명사에서는 악센트가 변별되었을 수도 있다.[33]

문법

한국어족 언어들은 여러 조사를 통해 을 표지하고 다른 단어와의 특별한 관계를 나타낸다.[34] 현대 한국어의 주격조사 -i는 과거의 능격조사 *-i에서 발전했을 수 있다.[34][35]

현대 한국어에서 용언은 어미없이 나타날 수 없다. 하지만 고대 한국어의 용언 어간은 첫 용언 어간에 어미가 붙지 않은 용언-용언 합성어에서 독립적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36][37]

단어

고대 한국어의 단어는 차자 표기법으로 쓰였기에, 이들 단어의 발음은 중세 한국어형으로부터 추론할 수밖에 없다.[38][39] 현재까지의 연구에서 제안된 원시 한국어의 대명사는 *na (나), *uri (우리) 그리고 *ne (너)가 있다.[38][40] 다음은 Vovin, Whitman 등이 일본어와의 비교를 위해 잠정적으로 재구한 수사의 조어형이다.

한국어의 수사
한국조어[40] 후기 중세 한국어[41] 제주어
1 *hət(V)- / *hətan[42] hʌnáh hʌna, hana[43]
2 *tupɨr tǔlh tul[44]
3 *sei- / *seki[45] sə̌jh set, sit[46]
4 *nei / *neki[45] nə̌jh net, nwit[47]
5 *tasəs tasʌ́s tasʌt, tasət[48]
6 *jesɨs jəsɨ́s jəsət, jʌsɨt, jʌsʌt[49]
7 *nilkup nilkúp ilkop[50]
8 *jətərɨp jətɨ́lp jʌtʌp, jʌtap, jʌtʌl[51]
9 *ahop ahóp ahop, aop[52]
10 *jel jə́lh jəl[53]

각주

  1. Janhunen, Juha (2010). “Reconstructing the Language Map of Prehistorical Northeast Asia”. 《Studia Orientalia》 (108). ... there are strong indications that the neighbouring Baekje state (in the southwest) was predominantly Japonic-speaking until it was linguistically Koreanized. 
  2. Vovin, Alexander (2013). “From Koguryo to Tamna: Slowly riding to the South with speakers of Proto-Korean”. 《Korean Linguistics》 15 (2): 222–240. 
  3. Whitman (2011), 155쪽.
  4. Janhunen (1999), 2–3쪽.
  5. Whitman (2012), 27–28쪽.
  6. Lee & Ramsey (2011), 63, 159–160쪽.
  7. Whitman (2012), 28쪽.
  8. Lee & Ramsey (2011), 128쪽.
  9. Vovin (2010), 11쪽.
  10. Whitman (2012), 28–29쪽.
  11. Whitman (2015), 431쪽.
  12. Lee & Ramsey (2011), 64–65쪽.
  13. Lee & Ramsey (2011), 65쪽.
  14. Whitman (2015), 432쪽.
  15. Vovin (2010), 12–32쪽.
  16. Whitman (2012), 29쪽.
  17. Lee & Ramsey (2011), 64쪽.
  18. Lee & Ramsey (2000), 320–321쪽.
  19. Martin (1996), 20–21쪽.
  20. Sohn (1999), 89쪽.
  21. Lee & Ramsey (2011), 66쪽.
  22. Vovin (2013b), 200–202쪽.
  23. Lee & Ramsey (2011), 156쪽.
  24. Lee & Ramsey (2011), 94–95쪽.
  25. Whitman (2013), 254–255쪽.
  26. Whitman (2015), 429쪽.
  27. Whitman (2015), 430쪽.
  28. Cho & Whitman (2019), 18–19쪽.
  29. Lee & Ramsey (2011), 163쪽.
  30. Martin (1996), 35–40쪽.
  31. Lee & Ramsey (2011), 163–165쪽.
  32. Lee & Ramsey (2011), 167–168쪽.
  33. Martin (1996), 60쪽.
  34. Whitman (2012), 34쪽.
  35. Vovin (2010), 45쪽.
  36. Nam (2012), 64–65쪽.
  37. Whitman (2015), 434–435쪽.
  38. Vovin (2010), 62쪽.
  39. Lee & Ramsey (2011), 71쪽.
  40. Whitman (2012), 33쪽.
  41. Lee & Ramsey (2011), 175쪽.
  42. Vovin (2010), 220쪽.
  43. 강 (2009), 895쪽.
  44. 강 (2009), 270쪽.
  45. Vovin (2010), 181쪽.
  46. 강 (2009), 519쪽.
  47. 강 (2009), 176쪽.
  48. 강 (2009), 217쪽.
  49. 강 (2009), 647쪽.
  50. 강 (2009), 720쪽.
  51. 강 (2009), 724쪽.
  52. 강 (2009), 584쪽.
  53. 강 (2009), 657쪽.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