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시집 《맏이》로 등단하였고, 1993년 시집 《야생 붓꽃》(Wild Iris)으로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을 수상했다. 2020년까지 총 12권의 시집을 출간했으며, 현재 예일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1]
글릭의 시는 신화와 고전 작품들에서 모티브를 얻는다. 대표 시집 《아베르노》(2006)에서는 그리스 신화에서 죽음의 신 하데스에게 붙잡혀 지옥에 떨어진 페르세포네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해석하였다고 평가받았다.[1]
루이즈 글릭은 2020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스웨덴 한림원은 수상 이유를 "글릭은 꾸밈없는 아름다움을 갖춘 확고한 시적 목소리로 개인의 실존을 보편적으로 나타냈다"고 설명하였다. 안데르스 올스 심사위원은 이에 더해 "그녀의 시 세계는 지속적으로 명료함을 추구한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몽상과 망상에도 귀를 기울이고, 그 누구보다도 자아 망상에 맞서고 있다"고 논평하였다. 여성 시인으로서는 1996년 폴란드의 비스와바 심보르스카 이후 두 번째로 노벨상을 수상하였다.[2][1]
생애와 창작 활동
1943년 뉴욕에서 태어났다. 부모님은 헝가리계 유대인 이민자로 문학에 조예가 있어 딸인 루이즈 글릭 또한 영향을 받았으며, 10대 때 이미 직접 지은 글을 잡지와 출판사에 투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청소년기에 극심한 섭식장애와 신경성 식욕부진증을 앓게 되고 이로 인해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7년에 걸친 상담치료를 받았다. 후일 글릭은 인터뷰에서 이 시기를 "내 인생의 가장 위대한 경험 중 하나"라고 회상했다.[3]세라 로런스 칼리지와 컬럼비아 대학교에 진학했지만, 질병으로 인해 학위는 따지 못했다.[3]
투병 중의 경험을 바탕으로 25세 때인 1968년 첫 시집 《맏이》(Firstborn)를 냈다. 분노에 차 있으면서 소외감을 느끼는 1인칭 목소리를 내세운 이 시집은 비록 어조가 너무 거칠다는 혹평이 있었지만, 전통적 운율을 활용하면서도 구어체로 만들어진 독창적인 작법에 대한 호평이 더 많았다. 1975년 두 번째 시집 《습지의 집》에 이어 1980년 《내림차순》, 1985년 《아킬레우스의 승리》를 낸 후 전미 비평가상을 수상한다.[3]
1990년 출간한 다섯 번째 시집 《아라라트》에서 글릭의 시 세계는 전환점을 맞는다. 다양한 주제를 탐구했던 예전과 달리, 《아라라트》에서는 세 명의 여성 캐릭터를 통해 남편과 아버지의 죽음을 구체적으로 다뤘다. 출간 당시엔 큰 관심을 받지는 못했지만 이후 미 의회도서관이 뽑은 가장 중요한 시에 뽑히기도 했다.[3] 1993년엔 《야생 붓꽃》이 출간되었다. 54개의 연작시를 모은 이 시집에서 글릭은 뉴잉글랜드 정원을 배경으로 봄부터 늦여름까지의 계절변화를 그려냈다. 1인칭 꽃의 시점을 취하면서도 다변적 목소리를 불러낸 이 시집에 대해 평론가들은 "위대한 아름다움의 시"라고 호평했다. 글릭은 이 시집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3]
출간 시집
한국어로 번역된 시집은 없으며, 대한민국의 류시화 시인이 〈눈풀꽃〉(Snowdrops)과 〈애도〉(Lament) 두 수를 번역 소개한 바 있다. 각각 《마음챙김의 시》와 《시로 납치하다》에 수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