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蜃氣樓) 또는 공중누각(空中樓閣)은 바다 위나 사막에서 빛이 밀도가 다른 공기층을 통과하면서 굴절하여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엉뚱한 곳에 물이 있는 것처럼 보이거나, 수평선 너머의 불빛이 보이기도 한다.
어원
신기루라는 표현은 고대 중국에서 기원한 것으로, 대합, 또는 이무기의 일종인 신(蜃)이 기운(氣)을 토해내어 공중에 만들어낸 누각(樓)이라는 뜻이다. 동아시아의 전승에서는 대합조개가 바닷속에서 기운을 뱉어내면 사람의 시야를 흐리게 하기 때문에 마치 바다 위 공중에 누각이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전한다.[1]사마천의 《사기》 천관서에는 "바닷가에서 신이 뿜어내는 기운이 마치 누대와 같다(海旁蜃氣象樓臺)"는 언급이 있다.
신기루는 동아시아 지역의 문학적 소재로 차용되어 왔다. 조선선조 후기의 문인 장유의 《계곡집》에 쓰인 〈신루기〉에서는 신기루를 신루(蜃樓)라고 표현하며, 바닷속의 신루가 환영이듯 생겼다 사라지는 모든 것이 환영과도 같아 실재와 환영의 구분이 무의미하다는 철학적인 이야기를 전한다. 장유와 마찬가지로 강유선, 김덕겸, 차천로, 조찬한, 김시양, 남궁집도 〈신루기〉라는 제목으로 신기루를 다루었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