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카는 히파르코스가 지구의 세차운동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준 별이다.[8]기원전 3,200년 경 이집트 사람들은 테베 소재 메나트(하토르)에 신전을 세웠는데 여기는 스피카에 방위를 맞추어 설계되었다. 이후 세월이 흐르면서 지구의 세차운동으로 스피카와 신전과의 방위가 어긋난 것을 알게 되었다.[9]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는 세차운동 연구에 필요한 정확한 자료를 구하기 위해 스피카를 많이 관측했다.[10][11]
오늘날 스피카는 천문학자들의 연구 대상으로 자주 지목되는데, 그 이유는 쌍성계 중에서도 지구에서 비교적 가깝기 때문이다.[12]
특징
스피카는 두 개의 항성으로 이루어진 근접 쌍성으로, 둘은 0.12AU 떨어져 있으며 서로를 질량 중심 기준으로 4.0145일에 한 번 공전한다. 이들은 매우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망원경으로도 분리되어 보이지 않는다. 두 별은 공전운동을 하면서 스펙트럼 흡수선에서 도플러 변화를 나타내는데, 이로써 스피카를 분광쌍성으로 정의할 수 있다.[7]
계 구성원의 궤도요소는 분광측정도구를 이용해 알아냈다. 1966년부터 1970년에 걸쳐 나라브리 항성강도간섭계로 스피카 계를 관측했고 공전궤도와 주인별의 시지름을 직접 쟀다. 별의 시지름은 (0.90 ± 0.04) × 10−3 초각이었고, 공전궤도 긴반지름은 (1.54 ± 0.05) × 10−3 초각보다 약간 컸다.[3]
스피카는 회전타원체 변광성으로 식쌍성처럼 서로를 가리지는 않으나 가까이 돌기 때문에 상호 중력으로 별이 상대방을 향해 부풀어올라 찌그러진 모양을 하고 있다. 이 효과로 항성계의 겉보기 등급은 두 별의 1회 공전주기마다 0.03 변한다. 단 이 정도 변화량은 미미하여 시각적으로 알아차리기 어렵다.[13] 두 별 모두 자전이 공전보다 빠르며 공전궤도 이심률이 커서 젊은 항성계임을 알 수 있다. 시간이 더 흐르면 둘의 자전속도는 공전주기와 같아질 것이며 궤도도 원형에 가까워질 것이다.[14]
주인별
주인별의 분광형은 B1 III-IV이다. 광도분류 표기로 볼 때 이 별은 준거성과 거성의 중간 단계를 지나고 있으며 더 이상 주계열 단계는 아니다.[5] 질량은 태양의 10배가 넘어가며 반지름은 태양의 7배이다. 밝기는 태양의 1만 2100배이며 짝별보다 8배 더 밝다. 질량으로 미루어 보아 스피카 계의 주인별은 II형 초신성 폭발로 최후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4]
주인별은 변광성으로 그 종류는 세페우스자리 베타형 변광성이며, 0.1738일 주기로 밝기가 변한다. 스펙트럼으로 이 별의 시선속도가 일정한 주기를 두고 변화함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별의 표면이 규칙적으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한다는 뜻이다. 주인별은 빠르게 회전하며 속도는 적도에서 초당 199 킬로미터이다.[7]
짝별
짝별은 슈트루페-사하드 효과가 나타나는 드문 별이다. 짝별이 공전궤도를 돌면서 분광선에 특이한 변화가 나타나는데, 별이 관측자로부터 멀어지면서 분광선이 가늘어진다.[12] 이는 주인별이 뿜는 항성풍이 짝별이 관측자로부터 물러나면서 내는 빛을 흩어버리기 때문이다.[15] 짝별은 주인별보다 작아서 질량은 태양의 7배, 반경은 3.6배이다.[7] 분광형은 B2 V로 주계열 단계에 있다.[5]
가시성
위치가 황도에서 2.05도 거리에 있어서 달이 종종 스피카를 가린다. 드물지만 행성이 스피카를 가리기도 하는데, 1783년11월 10일금성이 스피카 앞을 지나간 것이 가장 최근 사건이다. 다음 식 현상은 2197년9월 2일에 일어날 것이다.[16]태양은 매년 10월 16일 스피카로부터 북쪽으로 2도 떨어진 곳을 지나가며, 스피카의 신출은 약 2주 후 발생한다. 8년에 한 번 금성은 스피카의 신출지점 근처를 지나가는데, 2009년11월 3일에는 별로부터 3.5도 북쪽을 지나갔다.[17]
북두칠성의 손잡이 부분과 아크투루스를 잇는 호를 따라 시선을 이동하면, 손잡이와 아크투루스 사이 거리만큼 아크투루스에서 더 밑으로 내려가서 스피카를 찾을 수 있다.
어원 및 문화
스피카는 라틴어spīca virginis에서 왔는데 이는 '처녀의 곡식 밀 이삭'이라는 뜻이다. 영어권에서는 이를 번역하여 Virgin's Spike(처녀의 이삭)으로 표기한다.
아랍어권에서 이 별을 부르는 이름은 여러 개가 있었다. 아지메크(Azimech)는 아랍어 السماك الأعزل (알-시마크 알-아 잘, '보호받지 않는')에서 유래했다. 알라르프는 '포도 따는 사람'이라는 뜻이며 숨발레트는 아랍어 '순불라'(옥수수 이삭)에서 온 이름이다.[18]
↑Moesgaard, Kristian P. (1973). 〈Copernican influence on Tycho Brahe〉. Jerzy Dobrzycki. 《The reception of Copernicus' heliocentric theory: proceedings of a symposium organized by the Nicolas Copernicus Committee of the International Union of the History and Philosophy of Science》. Toruń, Poland: Studia Copernicana, Springer. ISBN90-277-0311-6.
↑Gies, Douglas R.; Bagnuolo, William G., Jr.; Penny, Laura R. (April 1997). “Photospheric Heating in Colliding-Wind Binaries”. 《Astrophysical Journal》 479: 408. Bibcode:1997ApJ...479..408G. doi:10.1086/303848. CS1 관리 - 여러 이름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