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목소리(프랑스어: La voix humaine)는 프랑시스 풀랑크가 1958년에 작곡한 소프라노와 관현악을 위한 1막짜리 오페라다. 장 콕토의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소프라노 드니즈 뒤발을 위해 작곡되었다. 오페라 코미크에서 1959년 2월 6일에 뒤발의 연기와 조르주 프레트르의 지휘로 초연되었다. 무대, 의상, 연기지도는 콕토가 직접 맡았다.
한 여성이 그녀를 버리고 다른 여성에게 간 애인에게 마지막으로 전화를 하는 내용이다. 그가 자신을 버리고 다른 여자에게 갔기 때문에 자살을 시도하고있다고 전화로 말한다.
역사
콕토의 극
콕토는 1928년에 원작이 되는 모노드라마의 창작을 마치고 2년 후 초연한다. 극에 기계적 효과를 사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가장 간단한 형식"의 극을 창작할 방법을 모색했다.[1] 이 작품은 방 하나에서, 한 명의 등장인물이, 한 대의 전화기와 함께 연기하는 1막짜리 극이다. 주인공은 프랑스어로 '그녀'라는 뜻의 "엘(Elle)"로만 불리는데, 애인이 다른 여자에게 간 것을 두고 자살을 시도한다는 것을 밝힌다. 이 그녀가 전 애인과 하는 대화가 바로 이 극의 내용이다.[1] 단막으로 구성되어있어 막을 기준으로 극의 구조가 세워지지 않고, 대신 배우가 자세나 위치를 바꿔가며 독백극의 "단계(phase)"를 조절한다.[2] 이런 구조는 나중에 전화가 경고도 없이 여러번 끊어지는 것에서 잘 관찰할 수 있다.[3]
제작 동기
풀랑크는 1957년에 오페라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가 성공을 거둠에 따라 차기작을 구성하게 된다. 카사 레코르디의 임원 에르베 뒤가르댕(Hervé Dugardin)은 마리아 칼라스의 주연으로 콕토의 모노드라마를 오페라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3] 그러나 풀랑크는 파리 오페라에서 《카르멜회 수녀들의 대화》를 초연할 때 블랑셰 역으로 출연한 드니즈 뒤발이 살아온 "폭풍같은" 삶을 고려할 때 이 오페라에 제격이리라 여겨 그녀를 주연으로 세운다.[4] 또한 주인공 엘의 상황이 마치 수면제, 진정제, 항우울제를 복용하던 자신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여겨 더욱 감정적으로 몰두하게 된다.[4]
콕토의 대본을 각색하다
풀랑크는 프랑스 6인조의 일원으로 콕토와 친분을 쌓아 평생을 친하게 지냈으나, 《인간의 목소리》 이전에 첫 만남으로부터 거의 40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콕토의 원작을 각색한 것은 몇 번 되지 않는다.[n 1] 풀랑크는 이렇게 긴 시간이 흐른 이유가 자신이 콕토의 작품에 완전히 공감할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6]
풀랑크는 개조를 하며 감정선을 흐뜨린다고 여겨지는 단락을 몇 개 제거했다.[7] 원작은 사건의 배열, 심리의 전개, 사회적 상호작용, 전화 갈등, 그리고 행복한 과거를 회상하는 다섯 단계로 구성된다.[8][n 2] 풀랑크는 여기서 사건의 배열, 전화 갈등, 과거 회상 단계는 거의 건드리지 않았으나 심리 전개, 사회적 상호작용 단계는 거의 삭제했다. 이로써 극의 주인공은 더 조용하고, 정숙하고, 덜 히스테리적이 되어 원작보다 더욱 마음에 다가온다는 평가를 받았다.[9] 풀랑크는 주인공과 애인 사이의 관계를 더욱 주목한 것이다.
협업
풀랑크는 엘 역의 소프라노를 공동작곡가로 대우했는데, 이는 원래 드니즈 뒤발과 풀랑크의 관계가 그러했기 때문이다.[10] 뒤발은 풀랑크가 원작을 각색하는데에도 도움을 주었다.[n 3] 풀랑크와 뒤발은 작품의 완성에 이르자 콕토를 찾아가 무대 조명, 의상, 연기 지도 등을 부탁한다.[11]
초연
한 명의 성악가와 피아노를 위한 악보를 1958년 6월 2일에 끝마치고[12] 이후 두 달동안 작품을 관현악곡으로 편곡하여 그해 8월 7일에 작곡을 끝마친다.[13] 초연은 파리의 오페라 코미크에서 뒤발의 주연과 조르주 프레트르의 지휘로 1959년 2월 6일에 이루어진다. 공연은 즉시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후 밀라노의 스칼라 극장과 포르투갈, 영국, 미국 등에서도 공연을 가진다.[12]
각주
내용주
↑풀랑크는 1919년에 콕토의 세 시를 원작으로 《코카르데Cocardes》를 작곡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부 가수를 동반하지 않는 관현악곡으로 편곡했다.[5]
Grover-Friedlander, Michal; Linda Phyllis Austern (ed) (2002). 〈The Call of the Human Voice in Poulenc's "La voix humaine"〉. 《Music, Sensation, and Sensuality》. New York: Routledge. ISBN978-0-8153-34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