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미국 지역 역사상 기록적인 폭염으로 꼽히는 이 폭염은 북아메리카 서부 중심부에 자리잡은 기압 마루, 즉 고기압 열돔 때문에 발생했다.[3][4] 열돔 때문에 캐나다는 6월 29일 49.6 °C를 기록하는 등 역사상 최고 온도 기록을 경신하였고, 그 외에도 북아메리카 서부 지역에서 역사상 최고 온도 기록을 경신하였다.[5]
이 폭염은 북아메리카 북부보다는 온도가 비교적 낮긴 하지만 중부 및 남부 캘리포니아,[6] 네바다주 서북부 및 남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정확한 값은 집계되지 않고 있다. 2021년 6월 30일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주정부는 기자회견에서 3일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321명이라고 발표하였다.[7][8] 미국 오리건주에서는 사망자가 최소 63명,[9][10][11] 워싱턴주에서는 최소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11][12]
원인
태평양 북서부는 여름에 가장 활동적인 반영구성 고기압인 북태평양 고기압에 인접해 있다. 또한 2021년은 라니냐의 해인데 라니냐인 해에는 태평양 서쪽에 따뜻한 물이 머무는 현상이 발생한다.[9] 북아메리카 서부에 있는 열돔의 기원은 6월 23일 발생한 중국의 집중호우에서 찾을 수 있다.[13] 중국에 집중호우를 몰고 온 따듯하고 습한 공기가 제트 기류에 흘러들어가 동쪽의 더 찬물 쪽으로 움직였다. 이 기류가 기압 마루와 부딪히면서 2021년 6월 말에는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저지압(Block)의 영향으로 크게 변형되고 제트기류가 남쪽으로 굽이치는 고기압으로 빨려들어가게 되었다.[9] 그와 동시에 미국 남서부 주들은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었는데[14] 이 때문에 미국 남서부 지역의 기온이 평년을 웃돌았고 뜨거운 공기가 태평양 북서부로 북상하였다.[15]
이런 기상 변화는 강력한 저지압 형성으로 이어졌고,[16] 중상층 높이에서 기류 대부분이 완전히 정지한 거대한 고기압 열돔이 형성되었다.[5] 이 때 고기압이 공기를 아래로 밀어내 지상의 공기를 가열시켰고,[17] 태양열로 공기가 가벼워지고 더워져도 강력한 고기압 때문에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그대로 정체되었다.[18] 또한 캐스케이드산맥에서 불어오는 강력한 활강풍이 오리건주 서부와 워싱턴주의 공기를 덥혔다.[17][19][20]
전례없는 폭염의 원인으로 기후 변화도 같이 꼽히고 있으나[3][21][22][23] 위에서 설명한 강력한 저지압이 지구의 온난화로 더 자주 발생하는지는 학자들의 논쟁 대상이다.[5]
이 모든 사건은 통계적으로 수천 년에 한번 꼴로 발생하는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보는 연구자들이 있다.[5][24]
온도 기록
보통 6월이 온화한 날씨인 것으로 알려진 태평양 북서부 지역 대부분이 2021년 6월에는 평년보다 최고 기온이 최소 11-19 °C(20-35 °F)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25][26][27][28] 실제로 2021년의 기온이 매우 이례적이여서 밤 최저 기온이 평년 기온보다 더 높을 정도의 기온이 자주 관측되기도 할 정도로 기온이 매우 높았다.[25][29][30]
캐나다
6월 29일 브리티시컬럼비아주리튼의 기온이 49.6 °C(121.3 °F)를 기록하면서 캐나다 역사상 최고 온도를 기록하였다.[31] 이는 6월 27일 46.6 °C (115.9 °F)으로 1935년 있었던 종전 캐나다 역사상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하고, 그 다음 날인 6월 28일 47.9 °C (118.2 °F)로 다시 한번 경신한 후 3일 연속으로 기온이 또 경신된 사례이다.[32] 또한 북위 50도 이북 지역에서 역사상 최고 기온도 경신하였다.[29]
그 외에도 6월 27일에는 컬터스 호수, 릴루엣,[33]애쉬크로프트에서 43.8 °C (110.8 °F)를,[34]캠루프스에서 44 °C (111 °F)를 기록[35]하며 지역 역사상 최고 기온을 경신하였으며 6월 27일 하루에만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57개 기상 관측소에서 사상 최고온 기록을 경신하였다.[36] 이 기온 경신은 다음 날에도 계속 이어져 캠루프스의 경우 6월 28일에 45.8 °C (114.4 °F)를, 6월 29일에 47.3 °C (117.1 °F)를 기록하며 연속으로 기록을 경신하였다.[37][38] 6월 28일에는 애버츠퍼드에서 42.9 °C (109.2 °F)를, 에스콰이몰트에서 39.8 °C (103.6 °F)를, 포트앨버니에서 42.7 °C (108.9 °F)를 기록하며 지역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하였다.[39] 6월 29일에는 밴프에서 36.6 °C (97.9 °F), 비버랏지에서 39.4 °C (102.9 °F), 보우밸리 주립 공원에서 37.7 °C (99.9 °F), 코크런에서 34.4 °C (93.9 °F), 재스퍼에서 39.1 °C (102.4 °F),[32]그랜디프레리에서 40.2 °C (104.4 °F),[32]헤드릭슨크릭에서 36.3 °C (97.3 °F),[32]노르덱에서 34.8 °C (94.6 °F), 레드어스크릭에서 36.3 °C (97.3 °F)[40]를 기록하는 등 캐나다 서부의 103개 기상 관측소에서 지역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하였다.[41] 특히나 북위 61도에 있는 너해니부트에서도 38.1 °C (100.6 °F)의 고온을 기록했다.[32]
시애틀, 포틀랜드, 스포캔을 포함한 미국 서부의 주요 대도시들이 38 °C가 넘는 고온과 함께 지역의 평년 평균 기온을 웃도는 최저 기온을 겪었다.
오리건주-워싱턴주 경계 지역에서 미국에서 가장 높은 기온을 관측하였다. 컬럼비아강을 끼고 양쪽에 있는 도시인 오리건주의 댈러스와 워싱턴주 댈포트는 최고 기온 48 °C를 기록하여 워싱턴주의 역사상 최고 온도를 기록하였으며[24] 6월 주 전체의 최고기온이 예년에 비해 평균 3도 이상 상승하였다.[43] 워싱턴주의 파스코도 6월 29일 거의 비슷한 온도를 기록하였다.[44]
오리건주
6월 26일 포틀랜드는 108 °F (42 °C)를 기록하며 종전 1965년 7월과 1981년 8월에 기록했던 최고 기온인 107 °F (42 °C)을 경신하였다.[45] 6월 27일에는 44 °C(112 °F)를 기록하며 전날의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하였다.[46] 그 다음날인 6월 28일에는 47 °C(116 °F)를 기록하며 3일 연속으로 최고 기온 기록이 경신되었다.[27][47] 위에서 언급한 온도는 2006년 6월 26일에 기록했던 6월 최고온 기록인 39 °C(102 °F)를 경신한 기록이다.[26]
세일럼은 6월 26일 41 °C(105 °F)를 기록하며 역대 6월 최고 기온을 경신하였다. 또한 6월 27일에는 45 °C(113 °F)를 기록하며 종전 최고 온도 기록이었던 42 °C(108 °F)를 돌파하였다. 6월 28일에는 47 °C(117 °F)를 기록하며 전날의 최고 기온 기록을 다시 경신하였다.[48] 하지만 6월 28일 윌래미트밸리 중부 모든 지역이 폭염을 겪은 것은 아니다. 특히 세일럼 남부 지역은 바닷바람의 영향으로 기온이 섭씨 30도 중반에만 그친 지역이 많았다.[49]
윌래미트밸리 지역은 바다에서 유입된 찬 공기로 인해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져 포틀랜드는 밤 최저 기온이 29 °C(52 °F)로 약 2배 가까이 떨어졌으며 세일런도 최고 기온 47 °C에서 밤 최저 기온 16 °C(61 °F)로 떨어지는 등 사상 최대 온도폭을 기록하였다.[50]
워싱턴주
1894년 시애틀에서 처음으로 근대적인 기상 관측을 시작한 후 2021년 6월까지 최고 온도가 38 °C(100 °F)를 돌파한 때는 딱 3번 있었으나,[51][52] 2021년 6월 시애틀 터코마 국제공항은 3일 연속으로 최고 온도가 38 °C(100 °F)를 돌파하였다.[53] 특히 6월 27일에는 40 °C(104 °F)를, 다음 날인 28일에는 42 °C(108 °F)를 기록하였다.[54][55] 이 모든 값은 종전 최고 온도 기록이었던 2017년의 36 °C(96 °F)를 한참 웃도는 값이었다.[26] 해안과 멀리 떨어진 교외 지역은 온도가 더 높았는데, 메이플밸리에서는 최고 기온 48 °C(118 °F)를 기록했다.[56]
6월 26일 포트앤젤레스는 지역 역사상 최고기온인 35 °C(95 °F)에 도달했다.[57] 역시 같이 올림픽반도에 있는 워싱턴주 내륙 호흐 숲 끄트머리의 크위리우트 공항 기상대는 43 °C(110 °F)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섭씨 6도 넘게 증가하였다.[3]
통상 영하로 만년설이 있던 레이니어산의 고도 3,000 m 지점도 6월 27일에는 최고 기온 23 °C(73 °F)를 기록하였다.[58]
영향
폭염은 북아메리카 북서부의 대도시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시애틀과 포틀랜드의 냉방 비율은 미국의 주요 도시권 냉방비율에서 가장 낮은 각각 1위와 3위를 차지했다.[59] 2015년 미국 인구조사국의 조사에서는 시애틀에서 공조 장치(에어컨 등)을 보유한 가정은 33% 정도였으나 2019년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44%로 증가했다. 시애틀 지역의 온난화 추세가 에어컨 설치 비율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26] 이 때문에 폭염으로 오리건주,[60] 워싱턴주,[61] 브리티시컬럼비아주[62]에서는 코로나19 관련해서 더위쉼터와 같은 공공장소의 냉방시설에 대한 규제를 철폐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