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 그레이차

포트넘 앤드 메이슨 사의 1994년산 얼 그레이 홍차 깡통
립톤사의 "Finest Earl Grey" 찻잎 더미
립톤사의 "Finest Earl Grey" 깡통

얼 그레이차(영어: Earl Grey tea 얼 그레이티[*])는 주로 기문, 정산소종, 실론 등의 홍차 잎에 베르가못의 껍질로부터 추출한 기름을 첨가함으로써 특이한 향을 내도록 블렌드가향차의 일종이다. 얼 그레이에 쓰이는 베르가못 껍질의 기름은 화장품이나 비누 등을 만들기 위한 향료로도 쓰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얼 그레이에서 화장품 냄새가 난다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비글로우 차 회사포트넘 앤드 메이슨 사 등의 차 제조사에서는 녹차 잎을 기반으로 한 얼 그레이 녹차도 출시하고 있는데 이를 “얼 그린티”라고도 한다.

블렌드 이름의 유래

이 블렌드의 이름은 베르가못 기름의 향이 첨가된 차를 선물받은 것으로 유명한 영국의 총리이자 그레이 백작 찰스 그레이의 이름을 따 지어진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당시 중국에서는 홍차를 별로 즐겨 마시지 않았기 때문에 손님에게 제공할 얼 그레이 블렌드의 홍차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이 때의 얼 그레이 홍차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의 상급 관리로부터의 선물이 아니라 아마도 인도 홍차 잎과 스리랑카 홍차 잎으로부터 블렌드된 것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찰스 얼 그레이는 중국에 갔던 적도 없다고 한다.

역사

트와이닝스사의 "레이디 그레이" 찻잎 더미

잉글랜드에서 고가의 중국 차 들을 모방하기 위해 베르가못을 첨가한 차는 최소 1820년대부터 알려져 있었다. 그 예로 1837년에는 Brocksop & Co.에서 “베르가못을 사용해 인공적으로 향을 낸 차를 공급” 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기록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레이의 차’ 는 1850년대부터 알려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880년대 런던의 Jermyn Street의 Charlton & Co.에서 광고를 하기 전까지 ‘얼 그레이’ 차에 대한 공개된 출처는 없었다.[1]

한 전설에 따르면, 1803년에 그레이 백작의 부하들 중 한 사람에 의해 익사할 뻔 했던 아들이 구해진 한 중국 관료가 감사의 선물로 백작에게 블렌드를 선물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레이 백작은 중국에 방문한 적이 없고,[2] 베르가못 기름을 차의 향을 내는 데 사용하는 방법은 당시 중국에 알려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출처가 불분명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는 트와이닝스 사의 웹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듯이 “중국에서 돌아오는 길에 한 외교관에 의해 전해졌다”는 형태로 이후에도 (약간 조정되어)전해지고 있다.[3]

트와이닝스 사는 영국 시장에 최초로 “얼 그레이 홍차”를 출시했다. 트와이닝스의 얼 그레이 블렌드는 중국 홍차, 인디아의 다르질링 홍차, 실론 홍차, 그리고 강하고 훈연항이 있는 정산소종이 포함된다. 트와이닝스 사는 세빌랴 오렌지, 레몬과 베르가못이 첨가된 “레이디 그레이”라는 얼 그레이와 비슷한 홍차도 생산하고 있다.

한편 잭슨스 오브 피카딜리 사는 얼 그레이 2세가 1830년에 "로버트 잭슨 앤드 컴퍼니"사의 동업자였던 조지 찰튼에게 얼 그레이 홍차의 제조법을 전했으며, 자신들이 최초의 얼 그레이 홍차 제조사라고 주장한다. 또 원래의 제조법으로 잭슨스 사에서는 계속 얼 그레이를 생산하고 있으며 유출된 적이 없다고 한다. 그들의 얼 그레이 홍차는 원래부터 중국 홍차를 기반으로 했다. 잭슨스 오브 피카딜리 사와 트와이닝스 사 간의 원조 얼 그레이 블렌드에 대한 논란은 같은 모(母)회사에 속하게 된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그레이 가문에 따르면 ‘얼 그레이’ 차는 그레이 경을 위해 가문의 거주지인 노섬버랜드의 호윅 홀의 물에 맞게 중국 관료가 블렌딩하였으며, 그 지역의 물에 많이 포함된 석회 성분을 상쇄하기 위해 특별히 베르가못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레이 부인은 이 차를 정치적 호스티스로서 접대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는데, 인기가 매우 좋은 것이 밝혀지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판매해도 좋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그것이 이 차가 트와이닝스 사에 의해 하나의 브랜드로서 상업화된 계기이기도 하다.[4]

변형

  • “런던의 안개(London Fog)”라고 불리는 음료는 얼 그레이, 가열된 우유, 바닐라 시럽의 조합으로 만들어진다.[5]
  • 자스민이나 다른 종류의 꽃들을 첨가한 변형도 존재하며,[6] 장미 꽃잎을 첨가한 블렌드는 프렌치 얼 그레이로 알려져 있다.
  • 러시안 얼 그레이로 불리는 종류는 원래의 홍차와 베르가못에 주로 감귤의 껍질이나 레몬그래스를 포함한다.
  • 또한, 몇몇 회사들은 홍차 대신 녹차와 베르가못을 섞은 얼 그레이 그린이나 “얼 그린”으로 불리는 차를 생산한다. 유사한 변형 종류로 백차와 베르가못을 혼합한 얼 그레이 화이트 또는 “얼 화이트” 가 있다.
  • 루이보스 얼 그레이는 루이보스로 홍차를 대신한 변형 종류이며, 말레이시아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있다.

흥밋거리

얼 그레이 홍차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작가인 더글러스 애덤스가 가장 좋아하는 홍차였다. 가상의 인물로는 《스타트랙:더 넥스트 제네레이션》에 나오는 존 룩 피카르 선장과, 댄 브라운 작 《다 빈치 코드》의 레이 티빙 경도 얼 그레이 홍차를 가장 좋아했다.

각주

  1. “Foods of England”. 2013년 1월 20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13년 1월 1일에 확인함. 
  2. Pettigrew, Jane (2004). 《The Tea Companion: A Connoisseur's Guide (Connoisseur's Guides)》. Philadelphia, Pa: Running Press Book Publishers. ISBN 0-7624-2150-9. 
  3. “Earl Grey”. Twiningsusashop.com. 2013년 12월 9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10년 12월 7일에 확인함. 
  4. “Howick Hall website”. Howickhallgardens.org. 2010년 12월 27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11년 1월 28일에 확인함. 
  5. Nye, Valerie; Barco, Kathy (2009). 《Breakfast New Mexico Style》. Sunstone Press. 48쪽. ISBN 978-0-86534-716-8. 2010년 12월 7일에 확인함. 
  6. Cooper, Nathanael (2008년 10월 18일). “Tea for 2 or 2 for tea”. Sunshine Coast Daily. 2009년 11월 13일에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