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타이포그래퍼 매튜 카터가 제작하였으며, 모노타입의 토머스 리크너가 힌팅 작업을 맡았다. 당시 마이크로소프트 사내 타이포그래피부 소속이었던 버지니아 하울렛이 글꼴의 필요성을 인식하였고 스티브 발머가 의뢰하면서 제작될 수 있었다.[1][2] '버다나' (Verdana)라는 글꼴 이름은 마이크로소프트 본사가 있던 워싱턴주의 별명 'Evergreen State'에서 연상된 'verdant' (→파릇파릇하다)와 하울렛의 큰딸 이름이었던 '애나' (Ana)를 합친 것이다.[3]
1996년 처음 배포된 버다나는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운영체제인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시리즈와 윈도우용·맥 OS용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함께 탑재되었다. 맥 OS X 10.4버전부터는 맥 OS 운영체제에 자체적으로 탑재되기 시작했다.[4] 뿐만 아니라 2002년까지만 해도 exe와 .sit.hgx 확장자 파일 설치와 트루타입 폰트를 지원하는 시스템 유저라면,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에서 버다나 글꼴을 프리웨어로 다운로드할 수도 있었다.[5][6][7] 이때 배포된 다운로드판 설치파일은 오늘날에도 다른 웹사이트에서 구할 수 있지만 옛날 버전 한정으로만 공유되고 있으며 최근 버전은 프리웨어로 다운받을 수 없다.
버다나의 보급률은 대단해서 전세계의 대다수 PC에는 버다나가 설치되기에 이르렀다. 한 조사에 따르면 윈도우 PC 중 99.70%가, 맥 OS PC 중 98.05%가, 리눅스를 비롯한 오픈소스 운영체제 PC 중 67.91%가 버다나가 깔려있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8] 미국 위치타 주립대학교 소프트웨어 유저빌리티 리서치 연구소에서 온라인용 폰트를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들은 전반적으로 가장 좋아 보이는 폰트로 버다나를 골랐으며, 가장 가독성이 좋은 폰트로도 인식되었다.[9]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의 폰트 매니저인 빌 힐은 "엑스하이트가 크고 자간도 다소 넉넉해서 eBook 폰트로 쓰기엔 불편한 감이 없잖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 e-book 제품인 마이크로소프트 리더용으로 쓰일 서체로 기존의 벌링 (Berling)이나 프루티거 (Frutiger)의 대용 서체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2] 하지만 애플 사의 iPad에는 문서 읽기용 폰트 중 하나로 버다나가 들어갔으며 2011년 업데이트로 사라질 때까지 유지된 바 있다.[10]
특징
버다나는 프루티거 같은 휴머니스트 산세리프글꼴과 유사성을 보이며, 당시 저해상도 위주였던 컴퓨터 스크린에 작은 크기로 쓰여 있어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11] 여타 글꼴과 마찬가지로 버다나는 헬베티카류 인쇄매체용 글꼴보다 엑스하이트 (소문자의 높이)가 크며, 각 글자의 비율이 넓고 자간이 좁다. 각 획을 서로 확실히 구별할 수 있도록 속공간을 넓혔으며, 본문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비슷한 모양의 글자를 분명히 다른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볼드체의 경우 스크린상 표시의 한계에 알맞도록 인쇄용 폰트의 일반크기보다 두껍게 하였다.[12] 카터는 버다나를 디자인하면서 가장 중점적으로 신경썼던 부분은 자간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13]
그밖에 버다나의 주요 특징으로는 다음을 들 수 있다.
소문자 i의 점이 네모꼴이다.
소문자 j와 대문자 J의 아래쪽 획 맨 위에 왼편으로 삐침이 나 있다.
소문자 a가 2층으로 되어 있다.
대문자 Q의 꼬리가 원 아래 중앙을 향해 있다.
대문자 I가 위아래로 두 개의 삐침이 나 있다.
버다나의 각 글자가 유사한 글자와의 혼동을 최소화했음을 보여주는 예시로는, 숫자 1에 왼쪽으로 삐침을 냄으로써 소문자 l (L, 엘)과 대문자 I (i, 아이)와 차별화한 점을 들 수 있다. 이는 산세리프 글꼴 뉴스 고딕과 프랭클린 고딕의 숫자 '1'과 비슷하다.
↑Middendorp, Jan; Carter, Matthew (October 2013). “Matthew Carter”. 《Creative Characters》 (MyFonts by Monotype). 2015년 7월 13일에 원본 문서에서 보존된 문서. 2018년 9월 29일에 확인함.